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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1-03-08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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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발언대] <우림단상 210308> 이공계 우대 제도화 통해 한국 사회 재구조화하자! (이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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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림단상 210308> 이공계 우대 제도화 통해 한국 사회 재구조화하자!

1980년대 일본이 ‘Japan as Number One!’을 외치며 호황을 누릴 때, 미국 사회는 미국의 경제력이 일본에 뒤질지 모른다는 우려에 휩싸였다. 당시 미국의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에서는 물리학, 정치학 등 다양한 전공 분야의 교수진으로 짠 특별 위원회를 구성, 미국 제조업의 부진 원인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물이 교육과 과학을 강조한미제(美製, Made in America)(1989)라는 책으로 출판되었다.

이 책의 처방에 따라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은 인적 자원의 전략적 관리를 강조하였으며, 뒤를 이은 부시 대통령은 이공계 학생 육성 정책을 추구, 미국을 부활시켰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200512월 개최된 국가경쟁력수뇌회의(The National Summit on Competitiveness)에서 미국의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다음 세 가지의 행동 과제를 발표하였다. 기초 연구의 재활성화: 연방 정부는 향후 7년간 물리학, 공학 및 수학에 초점을 둔 기초 연구에 매년 10% 이상을 증액 투자할 것, 미국의 혁신 인재 풀의 확장: 과학, 수학 및 공학 분야의 학부 졸업생을 매년 증가시켜 2015년까지 현재의 2배로 만들 것, 고급 기술의 개발 및 전개에 있어서의 세계 선도: 나노 기술, 고성능 컴퓨터, 에너지 기술을 포함해 미국의 국가 안보와 지속적인 경제적 리더십을 확보해야 될 분야에서 국가적인 기술적 도전에 부응하기 위한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기금을 제공할 것.

이와 같이 미국의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한 처방은 이공계교육 강화에 그 초점이 두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 된 것은 정부의 이공계 우대 정책에 힘입은 바 크다는 사실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물론 아직도 한국 대학의 이공계 전공자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에서 이공계 진학 학생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은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한국의 상위권 대학은 공사립 구분 없이 이과비율 약 38%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우수 이공계 인력이 일반 이공계보다는 의학계 등에 많이 쏠리는 현상도 우려스럽다. 그 주된 원인은 우리 사회의 가치 배분 구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한국 사회를 뜯어 고칠 때 사회적 가치의 불균형적인 배분 구조를 균형화하는 문제를, 제도를 입안하고 관리하는 위정자들은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 등 주요 공과대학 학장들과 관계부처 장관 등 15명 내외의 인원이 참가한 청와대 회의에서, 이공계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필자도 참석한 이 회의석상에서 노 대통령은 이공대 학장들이 정부에 요구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면 이공계를 활성화시킬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이공계 활성화를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사회적 가치배분 구조를 바꿔야 하는 바, “이를 위해서는 이공계 인사들이 사회적 투쟁이라도 벌여야 한다고 언급하는 것을 들은바 있다.

우리는 북한의 과학기술 수준에 대해, 세계적 수준의 소수 해커(hacker) 집단을 양성, 다른 나라의 첨단 기술을 빼내거나 금융 기관을 뒤져 금융자산을 훔치는 정도로만 알고 있다. 그러나 미사일과 핵 기술 등 일부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이미 세계적 수준에 이른 것을 알 수 있다. 2016년의 7차 당 대회에서 자신들의 미래 비전을 '과학기술'로 제시하면서, 보기술(IT)·나노기술(NT)·생물공학(BT)·핵기술 등 첨단 분야는 물론 수학·물리학·화학·생물학 등 기초과학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학기술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에 이르겠다는 목표를 밝혔을 때 적지 않은 세계인들은, 당시 북한의 과학기술 수준과 경제력에 비추어 볼 때 현실성 없는 허황된 꿈을 꾼다고 도외시하였다.

그러나 북한이 제시한 정책 방안은 실현 가능성 있는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놀랍기 그지없다. ‘전민 과학기술 인재화를 주요 과제로 제시한 북한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세부 정책 목표로 중등학교 과학기술 교육 강화, 대학 학제 개편 및 교육 수준 제고, 전국적인 과학기술 보급망 확충, 공장대학·농장대학·어장대학 및 원격교육 등 일하면서 배우는 교육체계발전 등 교육 체제의 정비·강화를 추진키로 하였다. 그리고 과학원과 같은 전문 과학연구 기관은 핵심 과학기술 연구, 내각·각 성(공장·기업소는 응용기술 연구, 대학은 기초과학 연구와 첨단 과학기술 개발을 담당하게 하는 등 기관 별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였다. 또한 과학기술에 대한 국가적 투자 확대를 강조했다.

개인적으로 알고 있던 포항공대 총장 출신의 한 과학자가 평양에 있다는 소식을 우연한 기회에 접하고는 그럴 수도 있겠지라고 가볍게 생각했던 차원을 넘는 얘기인 것이다. 북한이 내세우는 과학기술 강국은, “나라의 전반적인 과학기술이 세계 첨단 수준에 올라선 나라, 과학기술의 주도적 역할에 의하여 경제와 국방, 문화를 비롯한 모든 부문이 급속히 발전하는 나라를 의미한다. 북한이 과학기술에 기초한 경제 발전을 강조하기 시작한 것은 역사가 오래 된다. 소련의 지원이 급감한 1950년대 후반 북한은 연 평균 공업 성장률이 36.6%에 달한 경험도 갖고 있다.

중국과 북한 등 사회주의국가들은 소기의 정책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특정 정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정치체제를 지닌다. 그렇다고 주기적으로 정권이 교체되는 민주적 정치체제를, 장기 집권이 보장되는 사회주의 체제로 바꿀 수는 없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정치중립적 관점에서 장기적 국가사회 발전 방안을 연구하는 기관을 설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전에 어느 누구도 가보지 못한 미지의 창조개척형모형을 만들어가야 할 한국의 입장에서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이공계 우대 정책을 기반으로 교육 체제와 사회 체제를 근본적으로 재구조화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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