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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5-05-24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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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발언대] 요가(Yoga)가 뭐길래 *정달호 회원이 자유발럼에 투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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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Yoga)가 뭐길래

2025.05.23

주 4회 해오던 요가를 한 주 쉬었더니 생활의 리듬이 사라진 듯했습니다. 다시 요가원에 나가서 힘든 동작으로 땀 흘리면서 한 시간 이상 보내고 오니 몸이 개운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일상의 리듬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우리 요가원의 수련 방식은 약간 독특한 데가 있습니다. 강사의 취향과 창의에 따른 것이겠지만 일단 요가 동작을 시작하기 전 20분쯤 에어로빅 댄스와 피티 체조 같은 준비운동을 합니다. 대충 따라 하는 에어로빅 댄스지만 여럿이 함께 댄스를 하면 마음으로라도 젊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요가라는 걸 이처럼 열심히 하게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평일 저녁 나흘간 매번 1시간 이상을 요가 수련으로 보냅니다. 십수 년 전 이웃의 권유로 저녁에 한번 요가 수련원에 가서 따라 해보긴 했는데 너무 힘들어서 도저히 못하겠다고 결론을 내린 이후로 요가를 할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20여 년 전 직장에서 제공하는 국선도 수련을 반년 정도 해본 경험으로 요가가 건강에 유익한 점이 많을 것이란 생각은 늘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늦은 나이에 이런 힘든 수련을 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으로 있었는데 서귀포의 한 지인이 "요가를 하니까 뭔가 삶에 빛이 보인다"고 하면서 몇 달 동안 저에게 요가 수련을 끈질기게 권유하였습니다. 이전의 경험도 있고 해서 계속 거부하다가 요가를 하면 수면이라도 좀 개선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문득 그가 다닌다는 요가 수련원엘 가보았습니다. 시험 삼아 한 시간 정도 따라 해보고는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가를 함으로써 노년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겠다 싶어서 바로 등록을 하고 수련을 시작한 지 2년이 다 돼갑니다.

제가 아내에게도 적극 권하여 아내도 요가를 한 지 1년 반이 되는데 힘은 들어도 기꺼이 해오는 것을 보면 스스로 몸에 좋다는 것을 체득한 모양입니다. 양팔을 마음껏 돌리지 못하다가 이젠 팔 움직임이 자유로워졌고 전반적으로 신체의 균형을 회복해가는 것 같다고 하며 요가를 시작하길 참 잘했다고 만족해합니다. 수련원의 다른 사람들도 척추나 관절이 불편했는데 요가를 하고 나서 불편이 없어지거나 많이 줄었다고 합니다. 병원에서 허리 수술을 하라고 했는데 수술 대신 요가를 열심히 해서 나았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60대 중반인 요가원의 강사도 20년 전에는 몸이 너무 아파서 죽고 싶을 정도로 괴로워했는데 우연한 계기에 요가를 시작하여 꾸준히 한 결과 건강을 회복한 것은 물론 요가 강사라는 안정된 직업까지 얻게 되었다 합니다. 그는 나이와 달리 30대의 체력과 함께 균형 잡힌 몸매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요가가 건강상 좋아서 독자들께 권유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지만 차제에 제 스스로 요가가 무엇이며 왜 세계적으로 사람들이 요가에 열광하는지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서 입니다. 요가는 고대 인도 힌두교 내에서 명상의 한 방법으로 나왔던 것인데 1920년대에 와서 명상을 겸한 운동(excercise)으로 발전되었다고 합니다. 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된 데는 미국 할리우드 여성 배우들에게로 퍼져나간 것이 큰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되어 지금은 세계 어느 곳에도 요가를 가르치고 배우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요가는 복식호흡을 하면서 서서 하는 동작, 앉아서 하는 동작, 누워서 하는 동작, 엎드려서 하는 동작 등 다양한 형태의 동작을 이어가는 연속적인 운동입니다. 몸의 모든 관절과 골절을 움직여 줌으로써 몸통과 사지, 척추, 두부, 경부 등 몸 전체를 유연하게 하면서 자세도 바로잡아 줍니다. 겉보기에는 신체 운동 같지만 굽히고 비틀고 당기고 늘리고 두드리고 하면서 호흡을 하는 과정에서 신체 내부에도 작용함으로써 병에 들 개연성을 줄여주기도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런 다양한 동작들을 하면서 제가 느끼는 것은 이렇습니다. '인간은 원래 다른 동물처럼 네 다리를 가지고 활동하다가 오랜 진화의 결과로 두 다리만으로 지탱하는 직립형이 되었기 때문에 척추나 관절 등이 부실해지게 마련이다. 요가의 동작을 보면 상당 부분 네발 동물로 돌아간 듯한 모습입니다. 눕거나 바싹 엎드리거나 엉거주춤하게 엎드려서 사지를 비틀고 뻗는다. 즉, 직립이 되었지만 개나 고양이처럼 네발 시대에 하던 동작을 해줌으로써 직립이 가져온 몸의 왜곡을 바로잡아 준다.'

그래서 요가가 신체의 균형을 잡고 왜곡을 없애는 데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서서 또는 앉아서 하는 동작도 많아 직립 인간으로서 신체의 균형과 리듬에 더해 호흡을 통한 명상을 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여성들의 경우는 요가를 통해 체중을 줄이는 동시에 몸매를 아름답게 가꿔주는 효과도 클 것입니다. 그래서 세계적으로도 여성이 요가를 더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다니는 수련원에도 여성이 70퍼센트를 상회합니다.

저도 시작하기 전에는 70대에 요가를 한다는 게 무리가 아닐까, 요가를 한다고 해서 무슨 건강이 그리 좋아질 것인가, 하면서 회의적이었는데 나이가 들어도 할 수 있는 만큼 따라 하다 보면 일단 현재보다 건강이 더 나빠지지 않으며, 계속해서 하다보면 현재보다 건강이 증진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녁 시간을 이용해서 수련원에 나가는데 1시간 15분 정도 여러 형태의 동작을 하면서 땀을 흘리고 오면 몸이 가벼워집니다. 시작하기 전에는 동작할 때의 고통이 떠올라 마음이 좀 무겁기도 하지만 일단 하고 나면 마음이 가뿐해집니다.

현대인은 건강에 관해 늘 걱정을 하면서 삽니다. 정기 건강검진 외에도 좋다고 하는 각종 검사를 받고, 좋다고 하는 건강보조식품들을 찾아서 먹습니다. 걷기 외에도 핼스장을 찾아 갖가지 좋다는 운동들을 합니다. 이런 것들로 건강수명이 늘어나게 된 것은 맞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인간은 건강에 대한 걱정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제가 요가를 하면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건강에 대한 걱정 대신 요가가 건강을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생긴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해씩 나이가 더 들어도 할 수 있을 때까지 요가를 하면서 건강에 대한 걱정을 덜 하고 살 수 있다면 좋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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