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림단상 200730] 부동산 대책, 불로소득 환수에 초점을 맞추면 해법은 간단하다

부동산 문제로 온 사회가 시끄럽다. 미리 얘기하자면, 부동산 문제의 해결책은 분명 있다. 어떤 행정학자는, 무릇 정부 정책은 목표(target)로 삼는 공공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새로운 문제를 낳을 뿐이라고 비꼰다. 이십 수차례에 걸쳐 부동산 정책을 내놓았으나 번번이 아파트 가격의 상승만 초래한 정부 당국자가 “그동안의 부동산 정책들이 (잘) 작동되고 있다”고 한 억지 주장은, 정책이 새로운 문제를 낳을 뿐이라고 지적한 학자의 말이 옳음을 증명한 것은 아닌지.

정책 대안을 작성할 때는 무엇보다 먼저 정책문제(policy problem)의 핵심 본질이 무엇인지 제대로 규정(define)되어야 한다. 특정 지역의 아파트 가격 앙등을 문제의 본질로 파악한다면 해결책이 없을지도 모른다. 유동성 자금의 유입을 막기 위한 금융 정책도, 양도세와 취득세를 획기적으로 인상하는 징벌적 조세 정책도, 용적률을 800%까지 상향 조정하고 그린벨트를 푸는 ‘공급 확대’ 정책도 기대만큼의 실효성을 거두기는 힘들 것이다. 오히려 관련 지역의 가격 상승만 초래할 뿐일 것이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신뢰성을 상실한 상황에서는.

부동산 문제 해결의 핵심은 ‘불로 소득 해소’에서 찾아야 한다. 온 사회가 부르짖는 ‘양극화 해소’와 ‘공정 경제 구현’의 길도 여기서 찾아질 수 있다. 정부 정책의 ‘공정성’에 회의의 눈길을 보내는 젊은이들의 불만도 그 해결책을 여기서부터 찾아야 할 것이다.

공공 문제에 대한 대처 기제(mechanism)는 ‘정부 정책’과 ‘시장’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20세기가 생생하게 증거한 소비에트 체제의 몰락과, ‘정부’와 ‘시장’의 ‘역할’에 관한 1960년대 이후의 다양한 식자들의 논쟁은 사회현상에 관한 많은 것들을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모든 공공 문제를 정부가 해결하겠다는 과욕은 버려야 한다. 그러한 생각의 좌측 끝에는 70년의 무위(無爲)한 실험으로 끝난 소비에트 체제가 있다. 시장(市場)을 신의 지위에 올려놓고 시장이 정부를 대체할 수 있다고까지 생각하는 시장근본주의자들도 시장이 불완전한 제도라는 점을 받아들이고 있다. 시장이 필연적으로 초래하게 될 극단적인 불평등과 불공정은 정부 정책에 의해 시정되어야 한다. 사회는 결국 정부와 시장의 균형 잡힌 양 날개로 움직여져야 한다.

정권담당자는 부동산과 관련된 일체의 사회 문제를 정부가 오로지 그리고 반드시 해결해야 하고, 또 정부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책임감’과 ‘오만’을 버려야 한다. 서울 강남 일원의 아파트 값 상승세만 꺾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가? 많은 지방도시의 아파트값 하락도 정부가 책임져야 할 것인가. ‘불로 소득’만 환수될 수 있다면,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한 사회 구성원들의 상처는 치유될 수 있을 것이다.

정책 관련자들이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떠받드는 ‘일가구일주택 정책’도 ‘불로 소득’의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으며, 접근되어야 한다. 이렇게 할 경우, 일체의 부동산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시장에 맡길 것은 맡겨두고, 택지 부족 문제, 재건축 문제 등 부동산과 관련된 일체의 정책은 그 독자적 논리에 따르는 ‘정상 정책’으로 돌려놓을 필요가 있다. 정부가 시장을 이길 수 없고 이기려 해서도 아니 된다. 정부가 굳이 시장을 이기기 위해 무리한 정책을 펴게 되면, 엄청난 행정력의 낭비를 초래한 채 새로운 문제만 낳게 될 뿐이다.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특정한 공공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시시콜콜하게 손대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도 하나의 훌륭한 ‘정책’이 된다. 정부의 장래 행동 방침으로서의 정책에는 “어떤 일을 어떻게 하겠다”는 행위(行爲) 뿐만 아니라, “어떤 일을 하지 않겠다”는 불위(不爲)의 의사 표명도 포함된다.

똑똑한 한 채에 기대하는 ‘불로 소득’을 환수하는 조세 제도 이외의 일체의 부동산 정책(?)을 시장에 맡기면 부동산 문제는 저절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