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꽃을 다시 보다
명줄의 보과인가, 도시에 핀
호박넝쿨
강 나온 돛배처럼 위태위태
흔들리며
줄광대 외줄을 타듯 철망을
감아 오른다.
돈짝만큼 열린 하늘
여우별도 고마운지
세상을 다 얻은 듯 우쭐대는
모습이란...
버릇 된 신세타령이 은연중
되돌아뵈는,
뙤약볕 밭두렁이 태생인 듯
퍼질러 앉아
보채쌓는 바람에도 덩그레
피워 올리던
어머니 가없는 웃음을
한세상 뒤 되만난
듯.
이목을 구걸하듯 주절주절
피는 그 꽃이
하루 해딴 자식농사 뒤
서둘러 접어가는
젊어서 놓친 겸양도 석양에
들어 보누나.